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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로 가는 길

금주의 시

2023-11-24     음성뉴스
김순덕

누가 그리 살라 애타게 말하던가
젖으면 젖은 대로
마르면 마른 대로
그리 살 순 없는 걸까
여린 가슴으로 태어나
물음표와 느낌표로 줄을 세운 채
익숙한 시간 속에 마냥 주저앉아 보기도 하고
때론 낯선 시간을 끌어당겨 끙끙거려 보기도 하면서
부푼 인생 자리에 이렇게 서 있다

집중된 손놀림으로 작품을 만들고
가보지 못한 세계 그림으로 그리며
가락에 덩실 춤과 목청 달군 흥겨운 노래며
건강한 땀을 위한 몸동작들
그뿐이겠는가
떨리는 감성에 불을 지펴
바람과 나무, 어머니를 불러 보기도-
하지만 모든 순간 서툴지 않은 적은 없다
이 해의 골목 끝, 가슴에서 우는 울음소리 듣고
영혼의 목마름 차마 거절하지 못해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자신만의 꿈틀대는 열매를 조금씩 터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