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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시

2024-06-06     음성뉴스
심종화

몇백 년은 거뜬할 것 같은 집 벽에
금이 갔다

시멘트와 벽돌이 만났을 때
저들도 처음엔 사랑이었을 것이다
첫눈에 반해서
떨어져서는 못 산다고
죽을 때까지 찰떡같이 붙어 있자고
굳은 맹세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시샘하던 폭풍 탓이었을까
그 맹세 겨우 십 년도 못 넘기고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 틈으로 박쥐가
뜬 소문을 물고 날아들자
벽은 더 벌어져 가고
서로 싸늘한 등을 보인다
저 틈에 누군가 말랑말랑한 마음 하나
주물러 메꾼다면
예전처럼 찰싹 붙을 것도 같은데

이 밤도 갈라진 벽의 마음을 읽는
찬바람의 발길이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