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남성이 벼락에 맞아 숨진 것으로 추정돼 장마철 휴대폰 사용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음성경찰서에 따르면 8일 오전 11시50분쯤 음성군 맹동면 충북혁신도시 가스안전공사 건물 신축공사 현장에서 근로자 김모(64)씨가 갑자기 쓰러져 숨졌다.

목격자들은 경찰에서 “식당으로 쓰는 컨테이너 안에서 점심을 먹은 김씨가 밖으로 10여m 쯤 걸어 나가면서 휴대전화 통화를 하던 중 벼락 치는 소리와 함께 갑자기 쓰러졌다”고 말했다.

김 씨의 휴대전화는 액정부분과 기기 내부가 벌어진 채 심하게 파손됐고 가죽 덮개도 그을린 상태였다. 김 씨의 얼굴과 배 주변에는 화상을 입은 흔적이 발견됐고 쓰러진 장소에 구토 흔적도 있었다.

사고 당시 공사 현장에는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으나 김 씨는 우산을 쓰지 않았고 목걸이 등 금속물질도 휴대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병원 한 관계자는 “정확한 원인은 부검해야 알 수 있지만 낙뢰가 몸속에 침투했던 흔적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벼락에 맞아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낙뢰가 어떻게 김 씨의 몸속으로 들어갔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음성경찰서 관계자는 “휴대전화 외에 몸에 지닌 물건이 없었던 점으로 미뤄 김 씨가 통화를 하다 낙뢰를 맞아 숨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휴대전화 통화 도중 낙뢰를 맞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4년 8월 전남 장흥군 관산읍에서는 40대 남성이 비슷한 사고를 당해 숨졌다. 당시 피해자의 왼쪽 귀 부위가 검게 그을렸고 휴대전화는 까맣게 탔다.

2010년 8월에는 서울 노원구 불암산 팔각정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던 70대 남성이 낙뢰로 양다리에 화상을 입었다.

휴대전화와 낙뢰 사고의 상관성에 대해서는 명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낙뢰가 잦은 장마철에 외부 개활지에서 휴대전화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장마철인 7-8월에는 대기가 불안정해 낙뢰가 집중되기 때문에 건물 외부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울전파관리소 관계자는 “휴대전화 안테나가 전파를 주고받는 유도체이기 때문에 전기 에너지인 벼락을 흡수할 수 있다”며 “아무래도 장마철에 휴대전화를 사용한다면 벼락에 맞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주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