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집 작은 텃밭에
늦게 이사한 마늘 육 남매
밤낮 목 놓아 외쳐대는 북풍에
배고픈 우체국처럼
그녀를 기다린다
어쩌다 소식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두근
외롭고 긴 밤 생각만 해도
마음이 포근해지는 그녀가
드디어 온다는 소식이다
뽀드득 뽀득
어금니 깨물며
첫발을 내딛던 그 일
차곡차곡 먼지 앉은 가슴속 사건들
눈길 끝에 서 있는 그리운 얼굴
지금도 안녕하신가
소복 눈 쌓인 길 위에
까맣게 잊었던 그 이름
하얀 발자국이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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