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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시
  • 음성뉴스
  • 승인 2024.08.2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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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수 시인
이현수 시인

길섶

비에 젖은 만들레

빈 대궁만 남아 바람에 휘둘리고 있다

그냥 가려는데

발목 잡고 놓아주지 않는 이유

뭘까

앞길이 안 보인다고

할 일 다 했다 싶은데

또다시 시작하고 싶은데

도무지 알 수 없어

그냥 가보는 거야

초침 따라가다 보면 어디든 기고 있지

날이 가고 해가 바뀌어 오백 년 살아보아도

앞길은 안 보여

뒤를 돌아봐

네가 걸어온 길 환히 보이지

네가 걸어온 길 그대로 가는 거야

봄 길에 나와 노란 손 잡아 주고

분홍빛 마음으로 꿈을 심어준

너의 길은 길 위의 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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