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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푸른 열쇠'
'미래의 푸른 열쇠'
행복의 뜨락
  • 한기연
  • 승인 2012.01.12 1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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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연 시인.

저녁을 먹고 나서 밖으로 나왔다. 마당에 서서 하늘을 보니 별이 총총 떠 있다. 얼마만에 올려 다 본 하늘인지 쌀쌀한 가을 바람이지만 가슴은 묵은 체증이 내려가듯 시원하다.오랜만에 누려보는 여유도 잠깐 문득미뤄뒀던 일이 생각나 집으로 들어갔다.

며칠전부터 버리려고 분리해 놓은 쓰레기를 가지고 밖으로 향했다.쓰레기가 모여 있는 기둥을 몇발짝 앞에 두고 '후다닥'날쌔게 도망치는 고양이 때문에 기겁을 하고 놀랬다. 쓰레기를 버리려다가 봉투를 헤집고 음식물을 뒤지는 고양이를 보는 게 예삿일이지만 아직도 적응이 안돼 놀라곤 한다.

특히 요즘은 분리되어 있지 않은 쓰레기를 수거해 가지 않아서 쓰레기가 작은 동산처럼 쌓여 있다.왜냐하면 10월부터 음성군이 '쓰레기와의 전쟁'을 선포하듯 분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쓰레기는 수거해 가지 않겠다고 곳곳에 현수막을 걸어두더니 실제로 그렇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그 정도가 심각했다.

문득 몇 년 전 TV 프로그램 '환경 스페셜'에서 쓰레기에서 금맥을 찾듯 자원으로 재탄생되는 과정을 본 것이 떠올랐다.그 중 기억에 남는 것이 국내에서 유일한 어린이 환경 전시관인 '캐니 빌리지'였다.

캔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볼 수 있는 '캐니 빌리지'는 어린이들이 금속캔을 쉽게 부를 수 있도록 '캐니'로 칭하고 어린이들이 캔의 사용방법과 재활용방법을 몸으로 체험하게 함으로써 환경에 대한 의식을 일깨우고 지구환경에 대한 정보를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알루미늄캔과 철캔을 구별하는 방법을 익히고 어린시절부터 재활용 습관을 키우는 것은 자원순환스타일을 만드는 중요한 밑거름이 되며 환경을 지키는 일의 시작이라고 한다.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누구에게는 쓰레기인 것이 누군가에게는 훌륭한 자원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평소에 재활용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는데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무궁무진한 재활용의 세계가 있음을 알고 놀랐다.

물론 지역축제에서 난타공연을 통해 드럼통, 빨래판, 방망이 등이 다양한 소리와 어울려져 멋진 연주로 탄생하는 것을 본 적은 있지만 버려지는 파이프로 악기를 만들고 공사장에서 나오는 폐기물 통을 이용하여 지붕을 만드는 재활용 건축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또한 남이 입던 옷을 모아 놓은 벼룩시장은 많이 봤는데 버려진 옷으로 가방을 만들고 가죽소파로 지갑을 만드는 등 새롭게 리메이크되어 파는 옷가게는 처음 보았다.그것을 보면서 남이 입던 것은 기분이 개운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다시 새로운 것으로 탄생된다면 구입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활용으로 멋진 예술작품을 만들어 내는 '정크아트'는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 지역에서도 몇 군데서 그것을 볼 수 있는데 한 휴게소에는 고무타이어와 숟가락, 버려지는 폐기물을 이용하여 거대한 공룡이라든지 골프채를 든 사람 등 멋진 예술작품이 놓여 있다. 그 옆에서 기념사진이라도 찍고 싶을 만큼 훌륭하다.

이처럼 쓰레기는 광부가 금맥을 찾아 헤메듯 우리가 찾아내고 사용하면 새로운 생명으로 탄생할 수 있는 훌륭한 자원이다. 그러나 쓰레기를 올바르게 분리하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도 간혹 있다. 나도 집에서 분리를 하다보면 가끔 분리가 애매한 경우도 있다. 학교를 중심으로 아·가·모 운동이 벌어지지만 그것이 가정에서 제대로 실천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일 것이다.

지금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쓰레기와의 전쟁은 더 나아가 우리나라, 아니 세계가 겪고 있는 환경문제의 주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 가정마다 조금만 신경써서 친환경제품을 사용하여 쓰레기를 줄이고 자원으로 재탄생시킨다면 미래의 지구를 환경오염으로부터 지켜낼 수 있는 푸른 열쇠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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