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포커 게임

'필수품과 소지품'
'필수품과 소지품'
행복의 뜨락
  • 이재선
  • 승인 2012.01.12 18: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재선 수필가.

예년보다 높은 기온이라는 보도와 달리 12월 저녁 날씨는 춥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따뜻한 방에 누워 텔레비전을 벗 삼아 웃고 즐길 시간에 밤바람을 가르며 도착한 곳은 요가교실이다.

결석을 잘하는 불량학생이지만 화요일과 목요일에 있는 수업시간은 기다려진다. 벌써 수강생들로 북적거리는 교실에는 활기가 넘친다. 고요한 가운데 명상음악을 들으며 강사님의 가르침을 받는 순간순간 진땀이 흐른다.

매일 휴식시간이던 근육들이 한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일을 시키니 주인을 원망하는 소리로 속내가 시끄럽다. 그래도 수업시간에는 양호한 편이라는 것을 그 시간에는 잘 모른다.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야 억~ 억~ 하는 근육들의 외침으로 실감날 테니까 말이다.

금왕 읍사무소가 신청사로 옮겨지면서 주민들에게 취미생활이나 운동을 할 수 있게 많은 공간을 할애한 것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누구든 나이가 들면 여가생활과 건강에 신경을 더 쓰게 마련이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각종 매스컴을 통해 보고 듣게 되는 것들이 건강 쪽에 몰려있다.

보험에서부터 보조식품, 운동기구 등 많은 것들이 우리를 현혹시킨다.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고 싶은 기본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인 만큼 관심을 갖게 된다. 우리가 어렸을 적에는 회갑 잔치하는 분들을 보면 인생을 마무리하는 단계가 회갑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었다.

하지만 현재의 회갑은 인생의 후반전 시작이라고 표현들을 한다. 의학의 발달과 식생활의 풍요로움으로 수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그러나 공해로 인한 환경오염과 잘못된 식습관, 무분별한 생활로 이름도 아리송한 질병들이 많아졌다.

이런 질병들을 치료하기위해 노력하다가 생겨난 것이 '웰빙'이란 말이다. 언제부터인지 물건이나 식품 앞에 '웰빙'이란 수식어가 들어가지 않으면 소비자에게 눈길을 끌 수 없게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힘들이지 않고 먹고 살기를 원한다. 조금만 일하고 많은 돈을 벌기 바라며 움직이지 않고도 건강하기를 소망한다.

그래서인지 건강보조식품이 호황세를 누리게 되고, 한두 가지 영양제나 건강보조식품을 복용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그렇지만 최고의 건강비결은 제철에 나는 채소나 과일을 골고루 섭취하고 본인에게 맞는 운동을 하는 것이라고 기사는 덧붙였다.

모두가 공감은 하지만 무슨 운동을 언제부터 어떻게 실행해야 될지 망설이게 된다. 나 역시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읍사무소 이전으로 실천에 옮기게 된 것이다. 평소에 잘 움직여주지 않았던 근육들이 굳어져서 몸의 형태가 비뚤어졌다는 것을 요가를 통해 알게 되었다.

다리를 올리고 팔을 벌리며, 머리를 뒤로 조금만 젖혀도 입술을 깨물게 된다. 요가의 기본 3요소인 호흡, 집중, 동작에는 근처도 못가본 상태지만 한 시간 동안 열심히 따라하고 나면, 온몸이 아프고 마디마디가 쑤셔도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받는다.

요가란 원래 말을 마차에 결합시킨다는 산스크리스트어로, 200~300년 전부터 수행을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말을 마차에 결합시키듯, 심신과 진리를 수행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고 전해왔다. 그러나 요즘은 올바른 자세와 호흡, 명상을 통해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과 감성적인 부분까지 요가가 연결해준다고 한다.

이렇게 몸과 마음이 건강해질 수 있는 요가를 알게 된 것은 행운이다. 게으른 탓에 숨쉬기 운동과 어쩌다 앞산 한 바퀴 돌아오는 것이 고작이었었다. 요가를 얼마나 오랫동안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지만 시작했으니 장거리 선수가 되고 싶다. 인생 100세 시대에 건강은 필수품이 되었고, 운동은 소지품이 되었다. 소지품을 챙기러 나는 오늘 저녁도 요가교실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