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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을 떠나면서
공직을 떠나면서
임흥완 감곡면장
  • 음성뉴스
  • 승인 2012.06.19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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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흥완 감곡면장.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새벽공기를 가르는 배냄이 골 뻐꾸기 소리가 낭랑히 귓전을 울립니다. 1987년 12월 1일 추운 겨울날, 어수룩한 농사꾼이었던 제가 공직에 첫발을 디뎌놓은 생극면사무소... 평소 자주 드나들던 낮 익은 곳이었지만, 긴장감 속의 첫 출근은 지금도 뇌리에 생생합니다.

제가 공직에 입문하게 된 동기는 좀 특별한 경우이지요. 잘살아보자는 새마을운동 열풍이 전국을 휘몰아치던 70년대 제대 후 고향에 농사꾼으로 정착 동네 반장과 새마을지도자를 거쳐 1982년 스물아홉 살 음성군 최연소 이장으로 4년간 열심히 일 한 것이 계기가 되어, 1987년 11월 행정기관으로부터 공직 입문제의를 받아 충청북도 지방공무원 특별임용시험을 거처, 그해 12월 서른다섯 살의 늦깎이 음성군 공무원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박봉으로 지방공무원에 대한 인식이 지금보다는 좀 덜 했던 시절이었지요. 주위 분들의 권유로 충분한 사전준비 없이 서투르게 시작했던 늦깎이 공직생활, 어언 이십오 년이란 세월이 흘러 이제 떠나야 할 때가 왔습니다. 되돌아보면 무슨 일이든 저지르고 보자는 자신감 하나만으로 앞만 보고 달려온 고지식한 인생이었던 것 같습니다.

모든 면에서 부족한 제가 이렇게 25년간의 정든 공직을 무사히 마치고 명예스런 퇴임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오로지 이필용 군수님, 송인헌 부군수님과 650여 동료공직자 여러분께서 도와주신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앞에 공직을 시작하게 된 동기를 말씀드렸듯이, 삼십여 년 전, 이장신분이란 지역사회봉사 기회가 주어진 것은 내 인생에 큰 행운이요 보람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그 경험이 공직에 입문한 후 일선행정실무에 많은 도움이 된 것이 사실이기도 합니다.

지금 이 시간도 군정의 최 일선에서 우리 공무원들과 함께 활력있는 복지음성 건설을 위해 애쓰시는, 최덕섭 군 이장협의회장님, 감곡면 김택진 이장협의회장님과 324명의 음성군 이장님들께 각별한 애정과 존경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초임발령지인 생극은 내 고향이며, 이제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평생을 살 곳입니다. 면민의 오랜 숙원인 산업단지가 순조롭게 잘 추진돼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길 기대하며, 또한 이미 조성된 응천 십리 벚꽃 길과 수변공원을 지역사회가 잘 가꾸어 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입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했는데, 2010년 8월 3일자로 부임 1년 10개월간 면민과 함께한 감곡은 하늘이 맺어준 평생 잊지 못할 제2의 고향으로, 그동안 면정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베풀어주신 기관사회단체장님, 그리고 재경면민회의 고향사랑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 감곡면은, 국가하천인 청미천을 잇는 장호원 다리를 사이에 두고 장호원읍과 마주 보는 도계접경 지역으로, 수도권에서 진입하는 음성의 첫 번째 관문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지리적 위치에 있습니다.

시골에선 보기 드물게 대학교가 두 개나 있고, 햇사레 감곡 복숭아의 명성은 이미 세상에 널리 알려 진지 오래된 명품으로, 이른 봄 골짜기마다 만개한 연분홍 복사꽃은 무릉도원의 황홀경을 자아내기에 충분하지요.

오갑천 정비사업, 면민체육공원 조성, 상우산업단지 조성 등 일련의 굵직한 지역개발사업이 추진되고, 국책사업인 중부내륙 철도 역사가 개통되면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 감곡면은, 인구 2만의 읍으로 비상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장호원과 감곡을 사이에 두고 여주 남한강으로 흐르는 국가하천인 청미천은 개발가치가 매우 높은 천혜의 보배입니다. 작년과 올해 익금교~주천리까지 6km에 700여주의 벚꽃 나무가 심겨졌는데, 앞으로 수년 후면 진해 못지않은 전국적인 벚꽃 길 명소로 변모하리라 전망되어,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다 함께 나서서 잘 가꾸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존경하는 감곡 면민 여러분, 그리고 출향인사 여러분! 이렇듯 우리 감곡면은 새롭게 도약하는 좋은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미래 2만의 더 살기 좋은 감곡읍으로 비상하려면, 무엇보다도 전 면민이 내 고장 사랑마음으로 하나 되는 응집력이 절대 필요합니다. 따라서 면민 모두가 긍지와 희망으로 지역융화단결에 온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수년간 심한 분열갈등을 겪어온 오향9리 마을이, 지난 6월 11일 주민투표에서 선출된 이우성 이장님이 중심이 되어,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고 정이 넘치는, 살기 좋은 마을로 새롭게 태어나도록 주민 모두가 합심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음성군 공직자와 함께한 이십오 년의 세월... 정말 보람 있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 저와 함께 이곳 감곡면에서 소중한 인연이 되어 고락을 함께해 주신, 황의승 부면장님, 이상덕 재무팀장님, 김동기 산업개발팀장님, 임채인 주민생활팀장님, 그리고 이창민, 이수경, 김종관, 김수희, 음원태, 이송애, 정주현, 황현철, 김명희, 강은화, 김복영, 신정섭, 박혜림, 박희천, 김재연, 이미자, 김태연, 박은주 동료 한 분, 한 분을 가슴에 담고 떠나갑니다. 동료 여러분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사랑합니다.

이제 새로운 인생열차를 갈아타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비록 정든 공직을 떠나지만 음성군 공직자 여러분과 함께한 시간은 제 가슴속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이필용군수님의 탁월한 지도력하에 전국제일의 활력있는 복지음성 건설에 투혼을 발휘하시는 650여 공직자 여러분의 열정에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그동안 제게 보내주신 분에 넘치는 사랑과 성원 제2의 인생을 열심히 살면서 보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끝으로 다시 한번 면정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 감곡면민께 고개 숙여 감사드리며, 우리 음성군의 무궁한 발전과 면민 여러분 가정마다 건강과 행복이 늘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12년 6월 18일 아침에  감곡면장 임흥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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