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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시
  • 음성뉴스
  • 승인 2024.06.06 14:47
  •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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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종화 시인.
심종화 시인.

몇백 년은 거뜬할 것 같은 집 벽에
금이 갔다

시멘트와 벽돌이 만났을 때
저들도 처음엔 사랑이었을 것이다
첫눈에 반해서
떨어져서는 못 산다고
죽을 때까지 찰떡같이 붙어 있자고
굳은 맹세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시샘하던 폭풍 탓이었을까
그 맹세 겨우 십 년도 못 넘기고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 틈으로 박쥐가
뜬 소문을 물고 날아들자
벽은 더 벌어져 가고
서로 싸늘한 등을 보인다
저 틈에 누군가 말랑말랑한 마음 하나
주물러 메꾼다면
예전처럼 찰싹 붙을 것도 같은데

이 밤도 갈라진 벽의 마음을 읽는
찬바람의 발길이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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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멋남 2024-06-07 12:25:09
야속한 박쥐들과 속절없는 세월에도
우리사이는 늘 틈이 없길 바라며..

용용이 2024-06-07 08:16:18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작품이네요..
누군가에게 말랑한 마음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하루를 보내야겠네요

David 2024-06-07 11:55:44
비바람이 너무 세차지 않기를...
벽은 갈라졌어도 집은 온전하게 버텨주길...
좋은 글입니다!

건아 2024-06-07 12:52:23
공감과 많은 생각을 갖게 하는 훌륭한 시입니다.
시인께서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들이 감정적으로 표현되어 다가오네요.
앞으로도 훌륭한 시 많이 부탁드립니다.

박완 2024-06-07 09:32:19
넘 휼륭한 글이네요